- 개별 기업 정보는 공개 않기로

노동계와 여성계가 주장해 온 노동자·성별 등에 따른 임금 분포 공개가 올해부터 시행된다. 임금 격차 공개가 자율적인 격차 축소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부와 여당은 5일 국회에서 공정경제 하위법령 개정방안 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경제 성과 조기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기업 규모와 업종 등의 범주를 토대로 노동자 성별, 연령, 학력, 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적용해 임금 분포를 조사해서 평균값, 중간값, 상위 25% 임금, 75% 임금 등을 임금정보시스템에 공표할 계획이다.

올해는 12월에 임금 분포를 공표하고 내년부터는 하반기에 정기적으로 공표할 방침이다.

개별 기업의 임금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 임금 분포가 공개되면 업종별 평균 임금 수준을 가늠할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임금 격차가 완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임금 분포 공시제에 부정적인 경영계는 업종 평균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기업 노동자의 위화감이 커질 수 있고 해당 기업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면 노사 갈등이 격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의 경영 정보 유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달리 노동계에서는 개별 기업 임금 등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임금 공시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정협의를 시작하면서 “공정경제로 가는 길에 법과 제도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기업, 특히 대기업이 스스로 선진적이고 책임감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정 협의회에 참석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는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양자택일이 결코 아니다”라며 “소재·부품·장비산업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R&D(연구·개발) 역량을 제고하는 것, 규제체계를 혁신하는 것, 모험자금을 공급하는 역동적 금융시스템을 육성하는 것이 모두 혁신성장이다. 대·중소기업 간 폐쇄적 수직계열화 구조를 열린 생태계로 전환하고 창의 총력적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공정경제”라고 밝혔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