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법무 “압수수색 보고했어야”

- 靑, 조국 부인 표창장 위조 의혹
- 무혐의 취지 수사 지침 제시
- 대검 “매우 부적절한 처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잇달아 비판했다.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 개입을 중단하라”며 정면 반발했다.

이낙연 총리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는 식으로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며 “검찰은 오직 진실로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하는 여권 내부의 인식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검찰이 광범위한 압수수색에 들어가서 국회가 가지고 있는 인사청문 절차와 인사검증 권한과 의무에 영향을 준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나름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인사청문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 시기나 방법, 강도 등이 적정했느냐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조 후보자 딸의 고교 성적이 유출된 것과 관련, ‘총리가 주도해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의 주문에 “검찰의 오래된 적폐 가운데는 피의사실 공표나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명예 훼손 등이 있다”며 “그런 일이 이번에 재현되고 있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도 했다.

이 총리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총리가 그렇게 말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지적에는 “제 개인 의견이라기보다는 법조계에서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가 전날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서는 “그 검사의 글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상기 장관 역시 검찰이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기 전에 장관에서 ‘사전 보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7일 검찰이 서울대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사후에 알게 됐다. (검찰은 사전에) 보고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이날 기자단에 “금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장관 후보자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위조가 아니라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바 있는데,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는 내용의 ‘대검 관계자’ 발언을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사실상 무혐의 취지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어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로서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이 총리와 박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공개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참모진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희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