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문회 관계없이 임명 절차 강행할 듯
- 檢 수사·여론 감안 속도조절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일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전에 성남 서울공항에서 당·정·청 고위 관계자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조 수석 딸의 대학입시 논란을 언급하며 대학입시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입시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입시제도가 공평하지 못하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면서 “특히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가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학입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조 후보자 문제와는 별개로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이 현재의 청문회 공방을 정쟁으로 판단해 청문회 절차를 밟지 않고도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또 문 대통령이 조 수석 딸의 입시 문제를 둘러싼 젊은 층의 분노를 인정하면서도 이 문제는 과거 입시제도의 문제로, 조 후보자의 문제는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3일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속전속결로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면서 “2, 3일 청문회가 되든 안 되든 3일을 포함해 재송부 요청은 이뤄지고, 며칠일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3일을 포함한 재송부가 3일 아침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청문회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재송부 요청→임명’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겠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재송부를 위한 기한도 최대한 짧게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이 오는 6일 귀국하는 점을 고려하면 재송부 기한을 6일로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남아 순방 현지에서 전자결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금요일인 6일에 귀국하는 만큼 이날까지 기한을 잡아 국회에 시간을 주되, 그래도 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첫 근무일인 9일에 임명해 10일 국무회의에 ‘조국 법무부 장관’을 참석하게 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다만, 조 후보자의 의혹에 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조 후보자 임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이 여론을 고려해 조 후보자에 관한 의혹을 해소하는 데 충분한 기간을 둘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