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NSC 상임위원회 열어

- ‘탄도’ 땐 유엔 대북 제재 위반

- 한·미·일 안보 공조체계 가동

- 국방부, 영공침범 자료 러 전달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 690여 ㎞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자 미사일의 제원과 비행 특성을 파악하는 데 정보력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 사거리 690㎞ 남한 전역 사정권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고 두 번째 쏜 것은 690여 ㎞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50여 ㎞로 약 430㎞를 날아가자 처음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과 같은 기종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두 번째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50여 ㎞를 유지한 채 690여 ㎞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되자 한미 군 당국은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500여 ㎞다. 북한은 러시아 미사일 기술을 전수해 사거리를 러시아보다 무려 190여 ㎞ 더 늘린 것으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 한일 갈등 속 한·미·일 정보 공유 

한국과 일본 간 심각한 경제 갈등 속에서도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 등 안보 공조체계를 가동했다. 한국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일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고 관련 정보와 평가를 공유했다. 외교부가 일본과의 협의 사실을 신속하게 발표한 것은 북핵·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북미 실무협상 늦어질 듯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기선을 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간 실무협상은 다소 늦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경제 보복과 중국 및 러시아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에 이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안보 이슈가 동시다발로 터지자 야당은 안보 위기론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교체하고 안보 강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는 이날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한 국장급 실무협의를 열었다. 국방부는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레이더 항적 자료를 전달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