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일단 협의 거부 의사
일본의 대(對)한국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외교적 해결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동시에 추진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상현안 브리핑을 열고 전략물자와 관련한 양자협의 추진 상황에 대해 “오는 12일 오후로 조율 중”이라며 “도쿄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협의는 산업부와 일본 경제산업상 간에 전략물자 수출통제에 관한 실무 협의를 말한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일본이 이번 조치를 하게 된 원인에 관한 사실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성 장관은 또 일본이 수출 규제의 배경으로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전략물자의 대북 반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유엔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됐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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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울러 정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상품·무역 이사회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긴급 의제로 상정했다.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제네바에서 우리가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현장에서 추가 의제로 긴급 상정했다”면서 “회의가 열리면 우리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TO 상품·무역이사회는 제네바에서 9∼11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으로, 회원국을 상대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원칙에 반한 부당한 조치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총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와 경제단체 4곳이 참석하는 기업인 간담회를 한다. 일본을 방문 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전날 한국 수출 규제 강화 문제를 놓고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하자는 문 대통령의 요구(국제신문 9일 자 3면 보도)를 일단 거부했다. 일본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관한 수출 규제 강화에 관해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며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는 “수출 관리를 적절히 하기 위한 국내 운용의 재검토”라며 “철회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태경 이석주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