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합의노력” 한국당 “합의처리”
- 여야 입장 차 못 좁혀 합의 못 해

- 오늘 임시국회 개원은 일단 무산
- 추경 처리지연 文 정부 최장될 듯

6월 임시국회의 개원이 또 무산됐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결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6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 등을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못 드려 죄송하다”면서 “서로 또 연락하면서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의 단독 개원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매우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국회가 이렇게 파행에 이르게 된 데 사과라든가 하는 부분에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다시 만나거나 접촉하는 것은 계속 노력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여야 3당이 2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결렬됐다. 왼쪽 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3당 원내대표. 이용우 기자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방향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최종 합의문에 패스트트랙을 ‘합의 처리한다’를, 민주당은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유감 표명을 포함해) 대충 내용까지 다 정리가 됐었는데 마지막 문구 조정 때문에 합의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상화 합의가 결렬되면서 6월 임시국회는 개원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임시국회는 국회법상 짝수 달 1일과 8월 16일에 자동으로 열린다. 그러나 이는 강제성이 없는 훈시 규정이어서 여야가 의사 일정을 합의해야만 정상적으로 국회가 가동될 수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시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사흘 전에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31일 민주당은 3일 임시국회 개회를 목표로 교섭단체 3당 간 원내대표 회동을 한국당에 제안했지만 한국당이 거절하면서 3일 임시국회는 무산된 바 있다.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4월 25일 제출한 이번 추경안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오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추경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의 최장 국회 통과 기한은 45일이었다. 지난해 4월 5일 편성한 3조8000억 원 규모의 추경과 2017년 6월 7일 제출된 11조 원 규모의 추경 모두 처리까지 45일이 걸렸다. 3일로 국회 제출 40일째인 이번 추경은 오는 8일까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45일을 넘어서게 된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