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학계·언론인 등 참가
- 지역언론과 상생책 마련 촉구

미디어 공룡 네이버의 지역언론 ‘패싱’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의 시대착오적 행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개선책을 찾는 대규모 토론회가 국회 차원에서 마련됐다. 그동안 언론사 중심의 토론회가 열린 적은 있지만 정치권 학계 언론계가 공동으로 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제신문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실,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지신노협)와 공동으로 30일 오전 10시 국회 제8 간담회의실에서 ‘네이버의 지역언론 차별 현실과 대응’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에 나선 부경대 이상기(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네이버 뉴스 배열 형태를 보면 균형 잡힌 정보, 공익 가치, 구현 방식에 대한 원칙이 불분명하다”며 “지역민의 정보 소외를 막기 위해 네이버가 온라인 공간을 평등한 공론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네이버의 횡포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우희창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포털에서의 지역뉴스 부재로 인한 여론 다양성 훼손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이러한 시장 실패는 법과 제도로 보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대식 지신노협 의장은 “네이버는 검색알고리즘도, 뉴스제휴평가위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무책임하게 뒤로 숨지 말고 지역언론과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제신문 안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은 지역신문 차별 실태를 꼬집었다. 그는 “지역이 사활을 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대해 서울 언론사는 ‘촌동네(부산)에 대형 국제공항이 필요하느냐’는 식으로 접근하는 등 서울 시각만으로 지역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네이버 뉴스판과 기사에서 콘텐츠 제휴를 맺은 서울 매체 44곳의 목소리만 실려 서울 여론이 과다 표출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순천향대 장호순(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민주국가의 척도는 지역여론이 얼마나 반영되는가에 있다. 민주주의 회복 차원에서라도 지역언론 패싱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