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굿 이너프 딜’ 설득 나설 듯
- 김현종 차장 “의제 협의 잘됐다”
- 김정은, 대미·대남 메시지 주목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한 주가 시작됐다.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출국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의할 북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해법에 북미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하노이 결렬’ 이후 한반도 비핵화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해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가 비핵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조정자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무기와 핵물질 등의 폐기를 포함한 비핵화의 정의에 뜻을 같이하는 한편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원칙과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를 비핵화 조치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쪽으로 미국의 태도를 끌어내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종단계 비핵화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과 함께 곧바로 이행할 비핵화 1단계 조치의 조합을 만드는 방안도 문 대통령의 협상안에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 수확’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 충분히 괜찮은 비핵화 상응조치안)’ 등으로 표현되는 초기단계 비핵화 및 상응조치 조합 구상에는 북한이 하노이에서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이 요구한 영변 안팎의 모든 핵·미사일 시설 가동 중단, 종전 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일부 대북 제재 완화 또는 남북경협 관련 대북 제재 예외 적용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의 역할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최근 발신하는 메시지가 양면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는 발언을 끊임없이 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열리길 확신한다고 밝히는 등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식 접근 방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고, 대북 제재 해제에 신중론을 펴는 등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완강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유대인연합회 연례행사에 참석해 “올바른 합의”를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5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궁극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 행정부의 정책은 분명하다”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 사전 의제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제 상대방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과 정상 간의 의제 설정을 논의했다. 대화는 아주 잘됐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11일에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기국회 격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대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