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김정은 심도 있는 논의
- 서로 상대방 이해의 폭 확대
- 북미 간 논의 단계 더 높아져
- 양국과 긴밀한 소통·협력 지속”

- 문 대통령 종일 하노이에 촉각
- 서명식 시청 예정 브리핑 중 속보
- 오늘 3·1절 기념사에 관심 쏠려

청와대는 28일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하노이선언을 2시간 앞두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TV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하며 하노이 회담 결과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브리핑되고 얼마 후 북미 오찬회담과 서명식이 불투명하다는 속보가 전해지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현지의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오후 3시25분 양 정상이 오찬회담과 서명식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는 속보가 떴고, 10여 분 뒤 백악관이 “북미가 아무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회담 결렬이 공식화됐다.

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도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오랜 시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함으로써 상대방의 처지에 대해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대한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낙관적인 견해는 다음 회담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연계해 제재 해제 또는 완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북미 간 논의 단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한 후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룬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과 북한이 앞으로 여러 차원에서 활발한 대화를 지속해서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면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나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일정을 비워두고 북미 회담과 관련한 보고를 받으면서 하노이 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회담 결렬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노이 회담 결렬 원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크게 타결하기를 원했지만 그 기대치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애초 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밝히면서 하노이 회담 성과와 관련한 남북관계 등을 언급할 것으로 예정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미 회담을 앞두고 신한반도체제를 천명하면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라 문 대통령이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기념사에서 신한반도체제 구상의 기본 정신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와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내용을 말씀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