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사태로 볼턴 바빠져
- 방한 취소됐지만 한미 긴밀 소통
- 文, 28일 일정 비워 향후 대비
- 한미·남북 후속 회담 가능성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열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하면서 북미 간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도맡아 온 문재인 대통령의 관심도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24일 별도의 일정 없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관련된 보고를 수시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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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베트남의 하노이 외곽 노이바이 공항에 착륙한 북한 고려항공 소속 ‘일루신-76’ 화물기에서 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경호대원들이 양복 차림으로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VN 익스프레스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이동한 이 남성들이 100여 명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경협 사업을 한국이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는 ‘경협 지렛대’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북미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제재 완화를 포함한 상응 조치를 맞바꿀 수 있는 ‘빅딜’을 이뤄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용 가능한 묘수를 제안한 것이다.
애초 이날 미국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방한해 부산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일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함께 한·미·일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베네수엘라 사태로 볼턴 보좌관의 방한이 취소됐다. 이 회동 역시 한국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 무산에도 한미 간 소통은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측 당국자들도 지난 22일 하노이에 도착한 뒤 북미 회담의 성공을 위해 현지에서 비공개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포스트 북미 정상회담’ 구상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통화에서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밝혔듯이,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핵 담판에서 도출된 합의문 내용의 조속한 이행과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회담 종료일인 28일 공식 일정을 비워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과 공유를 위해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밝힌 만큼, 북미 회담 직후 한미 정상의 만남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미 회담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전해 들은 뒤 서울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남북 협력사업에 관해 논의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북미 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지는 수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