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 “북미, 입장 터놓고 얘기
- 한미 비핵화 해법 차이가 없다”

- “작은 눈덩이가 평화의 눈사람 돼”
- 문 대통령 ‘평창 1주년’ 메시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의 미국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일주일간 서울과 평양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북미는 오는 17일 시작되는 주에 아시아의 제3국에서 후속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상 차원의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방북 협의 결과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보고한 뒤 후속 협상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3일 한국을 찾아 정부 인사를 만나 대북 협상 전략을 사전에 조율한 뒤 6일 평양으로 향했다. 그는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김혁철 특별대표와 오는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와 의전을 논의했다. 양측은 특히 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이행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집중적으로 조율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8일 오후에 서울로 돌아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여야 국회의원, 방한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나 평양 실무협상 내용을 공유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큰 방향에서 북미 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환대를 받았다고 한다”고 소개하고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 북미 서로가 뭘 요구하는지 구체적인 입장을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건 대표는 “We are on the same page(우리 생각은 같다)”라고 표현해 한미 간 입장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비건 대표의 이 언급에 대해 ‘북미 간 빅딜과 스몰딜 중 어떤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제재 완화가 아닌 체제 보장을 제안하는 쪽으로 협상 방침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린 글에서 “(평창올림픽에서) 우리가 함께 굴린 작은 눈덩이가 평화의 눈사람이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후) 남북 간 세 번의 정상회담이 있었고 역사적 북미 회담이 하노이의 2차 (북미 정상) 회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경 박태우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