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제재·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양면 메시지’를 보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 개성공업지구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국내적으로는 자력 갱생을 통한 자립경제 구축을 강조했다. 군사 분야 관련해서는 경제건설 노선을 지원하기 위한 군수공업 현대화 언급에만 그치는 등 유화된 메시지를 발신했다.

	남북정상의 새해 맞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새해를 맞아 국민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 등 방송을 통해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간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2차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자 김 위원장도 화답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플랜B’를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고 온 겨레가 북남 관계 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하여야 한다”며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전협정 당사자와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 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남북 관계의 발전과 북미 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면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는 새해 한반도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