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강제집행 아닌 자료 임의제출
- 군사시설 준한 절차 따라 성실히 협조”
- 수색 내용에 대해선 “나중에” 말 아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26일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했다.
청와대는 이날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동부지검 검사와 수사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며 “청와대는 절차에 따라 성실히 협조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언급했지만 “압수수색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자세한 것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 등을 압수수색했다. 반부패비서관실은 대통령 집무실과 참모의 사무실이 있는 청와대 경내 여민관에, 특감반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각각 자리 잡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경내로 들어와 필요한 자료를 가져가지 않고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청와대 협조 아래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윤 수석은 “압수수색에 응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고, 청와대는 군사상 보안을 요하는 시설이라 그에 준해 압수수색 절차에 응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경내 진입은 아니고 임의제출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창성동 별관과 여민관 경내에 있는 자료 중 검찰이 필요하다고 한 자료를 임의 제출했다”며 “검찰에서 두 군데로 나눠 왔는지 여민관에서 자료를 제출받은 다음 창성동으로 간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는 군사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장소를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111조(공무상 비밀과 압수)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한 물건에 관해 소속 공무소 및 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하도록 한다. 다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압수수색을 거부하지 못한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직후였던 지난해 3월 24일 청와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이런 규정에 근거해 청와대가 경내 진입을 불승인함에 따라 임의제출 형식으로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20일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 4명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