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27일 본회의서 처리 합의
- 당정도 국회 통과 위해 힘모아
- 2년 전엔 재계 반발로 개정 무산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국회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도 국회 통과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여야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 노동자로 일하다가 숨진 고(故) 김용균 씨 사고를 계기로 12월 임시국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두 번째부터)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위험의 외주화’ 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당정 대책회의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1일 노동·경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26일까지 개정안을 처리해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길 예정이다. 고용노동소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21일 합의하지 못할 경우 24일에 고용노동소위를 한 번 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유해성과 위험성이 높은 작업의 사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2년 전 서울도시철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이후 발의가 이어졌지만 재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위험의 외주화 근본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 당정대책 회의’를 열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우선 국회에 제출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당정이 모두 힘쓰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정은 향후 공공기관 경영 평가 때 하청업체의 산업재해 현황을 반영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연내 통과를 약속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십수 년간 민간기업을 넘어 공공의 영역까지 경영 효율화가 이뤄지면서 위험의 외주화, 나아가 죽음의 외주화 문제는 더는 해결을 미룰 수 없게 됐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 김용균 씨를 비롯한 수많은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더는 생기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2인 1조 규정 위반, 사망신고 지연, 사건 축소 의혹을 밝히는 등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드리고, 조사 결과 법규 위반에 대해 응분의 처벌을 하겠다”고 답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