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조사는 정기국회 후 실시

- 예산조정소위 16명으로 확대
- 민주 7·한국 6·바미 2·비교섭 1
- 내년 일자리 예산 등 과제 산적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실시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 정수조정 문제로 엿새째 파행을 계속해온 정기국회가 21일 정상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자유한국당은 예결위 예산조정소위 구성을 각각 양보하면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졌다.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21일 국회 의장실에서 합의문 발표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정기국회 정상화에 합의하고, 총 6개 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5당 원내대표는 우선 이날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상임위원회 활동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또 공공부문(공기업,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된 국정조사를 정기국회 이후 실시하기로 하고, 국정조사계획서는 다음 달 안에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법안 처리를 위한 3당 실무협의도 재가동하고,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과 사립유치원 관련법 등 민생 법안은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고,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정기국회 내 실시하기로 했다.

5당 원내대표들은 지난 15일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처리하지 못한 비쟁점 법안들은 23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간 줄다리기를 계속해온 예결위 예산조정소위는 정원을 1명 늘려 16명으로 확대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한 데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 입장도 당에서 결정하면 흔쾌히 수용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국정조사 과정에서 야당이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나 음해를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구성은 민주 7 : 한국 6 : 바른미래 2 : 비교섭단체 1 비율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2015년 1월 이후 발생한 채용비리를 대상으로 하고 강원랜드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야가 가까스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내년도 예산 가운데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기금 등에 관한 여야 입장차가 상당한 만큼 소위 심사 과정에서 공방이 가열되면 법정처리시한 안에 합의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예결위는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일이 촉박해 벌써 부실심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향후 조사 시기 및 범위, 증인 및 참고인 채택 등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 과정에서 또 한 차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안 처리의 경우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