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방문하겠다고 답변함에 따라 김 위원장의 남측 답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에 대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올해 이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남북 정상의 합의에 따라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게 되면 분단 이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남측 방문으로 기록된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넘어온 적이 있지만 판문점과 같은 특수한 지역이 아닌 곳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이뤄진다면 이번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처럼 2박3일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산토사섬에서 열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 회담 당시 싱가포르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도 2박3일간 머물렀다. 이 호텔은 싱가포르 중심가인 오처드 로드 주변부에 있다. 이 전례에 따른다면 김 위원장은 2박3일간 서울 방문을 하되 서울 중심가인 종로나 강남에서 떨어진 고급 호텔에 머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서울에서 머물 때 경호상의 문제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을 숙소로 잡은 적이 많았다. 이 호텔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육로를 통해 방남했을 때 개성~고양시를 거쳐 서울로 진입하기에 좋고 호텔 뒤편이 산으로 둘러싸여 경호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북한 고위 인사들이 방남하면 남측 보수층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힌 전례가 있어 김 위원장의 방남 때에도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국가 원수 또는 행정수반과 그 배우자’ 그리고 ‘그 밖에 경호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중요 인물)’은 청와대 경호처의 경호 대상으로 규정해 경호를 제공하도록 돼 있어 김 위원장의 남측 방문 때 이를 준용한 경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