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3월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를 만나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가 별세했다.

박정기 씨는 28일 오전 5시 48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박정기 씨의 아들 박종철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가 다음날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박 씨는 지난해 초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거동이 불편해 대부분을 누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며칠간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등 의식이 저하됐다고 전해졌다.

평생 아들을 잃은 아픔을 간직했던 박 씨는 지난 3월 20일 문무일 검찰총장으로부터 직접 공식 사과를 받은 바 있다. 문 총장은 박 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1일 또 한 차례 박 씨를 찾아갔다. 박 씨의 부고가 전해진 28일 문 총장을 비롯한 부산고검장과 부산지검장 등 검찰 고위인사들은 오후 조문할 예정이다.

한편 유족들은 부산 시민장례식장에서 4일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세부 장례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최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