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로 극복 강조하다 탈나 민망”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이 무산된 가운데 민선 7기 지방자치 정부가 출범한 것과 관련해 “현행 헌법 체제 속에서도 지방자치와 분권을 최대한 확대하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 제2 국무회의도 무산되었지만 시장·도지사 간담회를 정례화해 광역단체장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선 7기의 출범은 지방분권 개헌의 성공 속에서 이뤄지기를 국민께서 바랐는데, 개헌이 무산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기몸살에 걸려 지난달 28일부터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해 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출근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시장·도지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시장·도지사 간담회를 제2 국무회의 수준으로 격상하고 정례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개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법적으로 제도화된 건 아니지만 시장·도지사 간담회라는 형태로 수시로, 또는 정례적으로 만나겠다”며 사실상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간담회 성격에 대해서도 ‘국무회의가 정책 심의를 하는 것처럼 지방분권과 지방발전에 관한 것을 심의하는 자리’라고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수보회의에서 시장·도지사 간담회 정례화를 공언하면서 민선 7기 지방정부의 자리가 잡히고 난 이후인 7, 8월 중 첫 정례 간담회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시장·도지사 간담회가 제2 국무회의로 제도화되면 정책 건의, 심의, 의결 등을 할 수 있지만, 청와대의 필요에 따라 열리는 ‘정례 간담회’가 되면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감기몸살로 지난달 28~29일 연가를 내고 이날 업무에 복귀한 문 대통령은 수보회의 모두발언에서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 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그런 말까지 듣게 됐으니 민망하기도 하다. 어제부터 노동시간 단축이 시작됐다.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과 불안을 불식시키고, 현장에서 잘 안착해 효과가 빠르게 체감되도록 후속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