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재편 중심역할 공언
- 내부선 “나서지 말고 자숙할 때”

6·13지방선거 참패로 부산 자유한국당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가운데 김무성 의원과 서병수 부산시장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부산 보수 정치를 대표했던 두 사람이 최근 “보수 재건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부산 보수 재편을 위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 선거 참패 직후 김 의원은 최근 잇달아 정치적인 직위를 내려놓았다. “분열된 보수의 통합을 위해, 새로운 보수 당 재건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부산 중·영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김 의원의 ‘내려놓기’는 보수 재건의 역할을 위해서는 자기희생이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이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의원직 사퇴까지 불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 시장도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을 개선해 젊은 정치인을 키우고 받아들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보수의 젊은 자원이 정치권에 연착륙하도록 뒤에서 돕는 게 내 역할일 것 같다”며 정치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서 시장이 오는 30일 퇴임 이후 부산 보수 재건을 위한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당선인에게 패했지만 오랫동안 구축해온 지역 내 조직력도 건재하다. ‘홍준표 반감’이 패배에 결정타였다는 일부 부산 보수층의 인식도 서 시장 재기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 보수 재건에 두 사람의 자리가 마련될지는 불확실하다. 두 사람에 대한 지역 보수층 내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한 한국당 인사는 “김 의원이 나서서 보수 재건에 도움이 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나서지 않는 것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인사는 “서 시장은 청산 대상인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이 아니냐. 또 서 시장이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물갈이를 주장했는데, 이번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서 시장 자신에게 있다. ‘남 탓’이 아니라 자숙할 때”라고 비판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