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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노인 돕기 공약 내세워 ‘무소속으로 8번 출마’ 이번에도 낙선…부산 동구 70대 노익장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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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18-06-19 09: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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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근 단장이 시장통을 돌며 유세를 벌이고 있다. 황영근 단장 제공
“평생 노인 복지 사업에 힘쓰면서 정치권이 노인 문제에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어 지역 노인을 위한 정책을 펴고 싶어 기초의원 선거에 도전했습니다.” 19일 만난 황영근(73) 부산시 실버예술단장이 이렇게 말했다. 황 단장은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부산 동구 나 선거구 무소속 구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1991년부터 그는 무소속으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 지역 기초의원에 8번 연속 도전했다. 하지만 당선된 적은 없다. 70대 노익장의 ‘무한도전’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전남 광양에서 태어난 황 단장은 15살 때 부산 동구 범일5동으로 와 이곳에서 살았다. 지역 최초의 민간 노인대학인 비둘기노인대학 학장이자 부산시 실버예술단장인 황 단장은 평생 노인 교육·복지 사업에 힘썼다. 연탄공장 직공으로 일하던 20대 때부터 지역 경로당을 돌며 노인 세대와의 소통에 관심을 뒀다. 황 단장은 “누구나 다 못 살던 시절이었는데 우리 동네에는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더 많았다. 안쓰러운 마음에 쌀이나 먹거리를 사 들고 경로당을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75년 비둘기노인대학을 설립했다. 매달 두 번씩 황 단장이 직접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시사 정보를 제공했다. 입소문을 타고 몰린 노인 수백 명을 만나면서 황 단장은 이들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낮아 숱한 설움을 겪는다는 걸 체감했다. 2005년 그가 만든 부산시 실버예술단은 이런 노인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쳐 재능 기부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금도 회원 약 200명이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사 등지에서 무료 공연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황 단장은 “많은 정치인이 노인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우지만, 정작 이런 시설이나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역 정치인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그가 기초의원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기도 하다. 직접 기초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노인이 겪는 어려움을 행정 기관에 직접 전달하고, 지역에서라도 정말 필요한 이들이 연금 확대나 노인 일자리 사업 활성화 등의 혜택을 입게 해주고 싶었다.

경제적 여건이 넉넉하지 못한 그는 선거할 때마다 운동원이나 유세 차량 없이 홀로 발품을 팔며 현장을 누빈다. 황 단장은 “조금이라도 관심을 끌려고 갓을 쓰고 북이나 꽹과리를 두드리며 표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가 출마한 나 선거구에 해당하는 좌천동, 수정 5동, 범일 1·2·5동에서 황 단장의 유세는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볼거리다. 도전을 8번 반복하는 동안 그도 적지 않은 나이의 노인이 됐다.
하지만 고배의 연속이다. 564표를 얻어 득표율 2.5%. 이번 선거에서 그가 얻은 결과다. 다소 실망스럽지만 황 단장의 의지를 꺾어놓지는 못했다. 황 단장은 “기초의원이 돼 지역 노인의 목소리를 구에 직접 전달하겠다는 목표에는 흔들림이 없다”며 “나이가 얼마든 목표가 없으면 순식간에 활력을 잃는다. 건강을 잘 관리해 여건이 되면 다음 선거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황영근 단장이 도시철도 서면역 정기 연주회에서 노래하고 있다. 황영근 단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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