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요하다면 회담 연장”
- ‘당일치기’ 회담 관측 지배적
- 종일 ‘마라톤회담’ 가능성도
- 날짜·장소 등 구체적 윤곽
- 막바지 실무협의 순항 반영
# “하나의 과정, 시작할 것”
- ‘北 비핵화-체제보장’ 놓고
- 트럼프-김정은 포괄적 합의
- 후속회담서 디테일 조율 예상
- “정상회담은 가장 쉬운 부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세기의 회담’이 오는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조찬을 마친 양국 정상이 오전에 첫 대면과 함께 회담을 시작하면, 오찬 회동과 오후 회담으로 이어지는 마라톤회담도 가능한 일정이다. 현재 ‘당일치기’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필요하다면 그날(6월 12일)을 넘겨 연장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회담이 하루 이상 걸릴 가능성도 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의 하나인 센토사 섬의 모습으로 4일(현지시간) 촬영된 사진이다. 현지 언론은 싱가포르 내무부가 5일 관보를 통해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센토사 전역, 센토사 와 본토를 잇는 다리 및 주변 구역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회담 장소로는 샹그릴라 호텔이 가장 유력하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오는 10~14일 샹그릴라 호텔 주변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 실무팀의 숙소인 플러턴 호텔(북한)과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미국)도 여전히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두 곳 모두 싱가포르 최고급 호텔로, 6㎞가량 떨어져 있어 차량 이동 시 10분 정도 걸린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숙소에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회담이 치러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날짜와 장소 등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는 점은 북미 실무협의가 순항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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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후속 회담’도 시사했다. EPA연합뉴스 |
■ 백악관 ‘후속 회담’도 공식화
다만 이번 정상회담 한 번으로 북미가 비핵화 논의를 매듭짓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시간을 공표하면서 ‘첫 회담’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북미 정상의 만남이 싱가포르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추후 2, 3차 후속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싱가포르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텍사스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한 번에 해결하고 싶지만, 협상이란 게 때때로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다음 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난 직후에도 “그것(싱가포르 정상회담)은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한 번의 회담으로 진행된다고 결코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하나의 과정이며 우리는 12일에 무엇인가에 서명하지는 않을 것이고 우리는 하나의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정상회담이 합의로 가는 과정의 시작임을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고위급회담을 마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북한 비핵화)는 앞으로 해결해가는 데 수일, 수주가 걸리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첫 회담 ‘단계적 해법’에 무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복심’인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푸는 방법론에서 미국이 종전에 주장했던 ‘일괄타결’ 방식에서 한 걸음 양보해 일종의 단계적 해법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첫 회담에서는 비핵화에 관해 북미가 포괄적인 합의만 한 뒤 후속 회담에서 세부 사항과 관련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 제재를 누그러뜨릴 방안을 찾는 가운데 두 정상은 전 세계의 언론이 들여다보는 이번 회담에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푸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디테일의 악마가 따르는 광범위한 합의를 예상한다. (비핵화) 전체는 매우 어렵다. 여러모로 볼 때 정상회담은 가장 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CNN도 지난달 29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등 핵심 의제를 놓고 기본 틀만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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