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정세균 국회의장 ‘투표 불성립’ 발표와 동시에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휴지 조각이 됐다.

대통령 발의 개헌안 투표 당시 국회 본회의장. 자유한국당 의석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은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60일을 맞은 날이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헌법 개정안 공고 60일 이내에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14명은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대통령 개헌안에 투표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국회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아 개헌안 의결을 위한 의사정족수(192명)을 채우지 못해 대통령 개헌안은 무위로 돌아갔다.

정 의장의 ‘투표 불성립’ 선언 이후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표결을 통해 ‘부결’되지 않은 만큼 20대 국회가 종료될 때까지 국회에 ‘계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개헌특위 장영수 자문위원은 “(개헌안을) 재상정이 불가능하다면 폐기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해 의견 차이를 보였다.

대통령 개헌안이 수포로 돌아가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유감을 표하는 한편 야당을 비판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야당의원 불참 속에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선언된 건 매우 유감”이라며 “야당 의원들은 헌법이 부과한 의무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이어 민주당 또한 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가 헌법에 따라 당연히 해야 할 대통령 (개헌) 발의안에 대한 의결 의무를 저버린 야당들은 낡은 헌법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도 없이 당리당략에 따르는 호헌세력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야당을 비판하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되레 청와대를 비난했다.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개헌안 표결처리쇼는 민주당의 야4당과의 협치포기 선언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또한 “청와대의 개헌 쇼가 끝났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