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지방선거 후보들이 “선거 때 국회의원 원내 의석수에 따라 후보자의 기호를 부여하는 게 헌법이 규정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 3명은 3일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공직선거법 제150조는 국가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정당 의석수에 따라 일률적으로 1, 2, 3번으로 기호를 부여하고, 무소속 후보자는 정당 추천 후보자보다 후순위의 기호를 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공직선거법의 기호 규정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제25조의 공무담임권, 제37조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침해금지 조항 등에 위배한다는 게 청구인들의 주장이다.

청구인들은 “국회 원내 의석수를 기준으로 한 공직 선거 후보 기호배정은 지나치게 국민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구인들은 “원내 제1당과 제2당은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선거에서 매우 유리한 지위를 점하게 되는 특혜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구인들은 해외 연구 결과를 인용해 “기호 순서가 투표 결과에 미치는 효과가 적게는 1∼3%, 많게는 8%대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숫자 기호가 숫자만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하게 해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많은 표를 가져가는 부작용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추첨으로 투표용지 게재 순서를 정하는 것 ▷여러 버전의 투표 용지를 제작하는 것 ▷위아래 없는 원형 투표용지를 도입하는 것 등을 기호 투표의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