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때 가건물로 지어진 T1~T3
- 김정은 3개 건물사이 통로 이용
- T2 회담장 내부도 군사분계선
- 평화의 집서 24·26일 리허설
- 회담준비위, 오늘 핫라인 개통

“지금 회담이 진행 중이다. 북한군도 무장을 한 채로 대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돌발행동을 삼가해주시기 바란다.”

청와대가 내·외신 기자단을 대상으로 ‘판문점 프레스 투어’를 진행한 지난 18일 오전 11시50분께. 남북 정상회담 2차 실무회의가 점심시간도 없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고 있던 바로 그 시간, ‘자유의 집’ 입장에 앞서 우리 군 관계자는 이처럼 취재진에게 신신당부했다.

판문점에서는 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평화의 집 내부 공사가 한창이지만 북측 판문각을 마주보고 있는 회담장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분단의 현실 깨닫게 하는 판문점

통일각은 자유의 집에서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약간의 이상 행동도 북측을 자극할 수 있다며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모습에서 남북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판문점 내 건물 등 배치 구조.

한반도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데 디딤돌이 되는 실무회담이 바로 그 시간 통일각에서 진행되고 있었고, 그 바깥에서는 언제라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그 삼엄한 분위기는 뭔가 아이러니했다.

자유의 집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평화의 집에서 100ｍ가량 떨어져 기역(ㄱ) 자 모양으로 배치돼 있는데, 자유의 집을 통과하면 바로 맞은편에 북측 판문각 건물이 보인다. 자유의 집과 판문각 사이에는 6·25전쟁 당시 가건물로 만들어진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담장), T2(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 T3(실무장교 회담장)가 있었다. T는 ‘일시적인’이라는 의미의 영어 ‘Temporary’의 약자다. 유엔사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임시로 회담장을 지었는데 이처럼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T’라는 건물 명칭의 유래를 설명했다.

자유의 집에서 봤을 때 이 3개의 건물 사이로 걸어서 남과 북을 오갈 수 있는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방남할 때 걸어서 온다면 T1~T2 사이나 T2~T3 사이 통로 중 한 곳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장 너머, 판문각 바로 앞을 북한군이 2열 종대로 행진하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분단의 현장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판문점 가는 국도, 신의주까지 잇길

회담장 가운데 놓여진 테이블. 마이크 줄을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나뉜다.

취재진이 들어가 본 T2 회담장 내부도 눈에 보이지 않는 군사분계선(MDL)이 있었다. 회담장 한가운데 놓여진 긴 테이블을 정확하게 반으로 가르는 마이크 줄이 MDL의 역할을 한다. 바로 그 줄을 넘어가면 사실상 북한 땅을 밟고 서 있는 것이다.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만나 악수를 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논의할 공간인 평화의 집은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평화의 집 2층에 정상회담장이 꾸려지며, 3층은 오·만찬이 가능한 연회장으로 꾸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의 집 내부 공사가 완료되면 24, 26일 두 차례로 나눠 정상회담 리허설을 진행한다. 북측 선발대도 24, 25일 평화의 집으로 와서 리허설을 한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하는 핫라인을 개통, 실무자 간 시험 통화를 한다. 또 정상회담 공식수행원으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확정하는 등 정상회담을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서울에서 판문점으로 가는 도로는 1번 국도다. 1번 국도는 목포에서 출발해 서울,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어어지는 도로다. 곧 있을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1번 국도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까지, 더 나아가 종착점인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뻗어나갈지도 모른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