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명적 접근으로 과감하게 추진”
- ‘규제 샌드박스’ 법안 조속 입법화
-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 폐지

정부가 ‘선허용, 후규제’를 골자로 하는 규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규제혁신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구체적인 규제 혁신 추진 방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규제 혁신은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융합기술과 신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는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앞에 새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 주는 ‘규제 샌드 박스’의 모형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혁명적 접근’으로 근본적인 규제 혁신을 추진할 것을 주문하면서 “근거 규정이 있어야만 사업할 수 있다는 전제 자체를 재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 관행을 깨려는 방안으로 “신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다가 발생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후에 감사나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보장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는 이날 ▷초연결 지능화 혁신(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핀테크 활성화를 통한 금융혁신(금융위원회) ▷에너지 신산업 혁신(산업통상자원부) ▷자율주행차 규제 혁신(국토교통부) ▷드론 산업 육성(국토부) ▷스마트시티 조성·확산 (국토부) 등 규제 혁신 방안을 보고했다.

국토부는 새롭게 조성되는 스마트시티 등에 모든 규제가 면제되는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신산업 테스트 허용)를 도입해 ‘무인 자율주행 택시’ 등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동일한 자율주행차도 임시운행 허가를 신청할 때마다 일일이 안전성을 검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기존에 허가받은 자율주행차와 같은 차량은 서류 확인만 하면 시험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드론 산업 분야에서는 민간에서 직접 테스트하기 어려운 분야를 선정, 규제 완화와 재정 지원을 병행해 드론 산업의 조기 상용화를 유도하고,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이 자유롭게 구현되는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기존 도시 계획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도시를 새롭게 바꿀 수 있도록 입지 규제 특례 등을 대폭 완화하는 ‘혁신 성장 진흥 구역’을 운영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갖춘 핀테크 업체에 은행이 대출심사나 예금계약 등 업무를 위탁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크라우드 펀딩 대상 업종과 투자 한도를 확대하고 로보 어드바이저(온라인 금융상담사)와 온라인으로 투자일임 계약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 달성을 위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입지 규제 및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염해 간척 농지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한국형 발전차액지원(FIT)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과기정통부는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고 본인 확인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전자서명을 대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공인인증서 폐지로 블록체인·생체인증 등 다양한 인증수단이 확산되고, 액티브X 없는 인터넷 이용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5G 조기 상용화를 위해 통신설비 공동 활용을 추진하고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확대를 위해 벤처기업이 자사 제품에 IoT를 결합하는 경우 별도의 통신사업자 등록을 면제할 수 있게 했다.

김태경 정유선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