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책통’들이 한 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의 재정운용 계획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계획대로 간다면 정부의 각종 공적기금들이 문재인 정부의 복지예산으로 충당돼 결국에는 기금이 고갈되고 미래세대에는 큰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는 게 비판의 요지다. 일본식 장기침체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 등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9일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을 비판하는 공동토론회를 개최했다. 맨뒷줄 오른쪽부터 김종석, 윤상직 의원. 같은 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김무성 의원. 윤 의원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출신인 한국당 윤상직(부산 기장군),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경호(대구 달성군), 유명 경제입문서인 ‘맨큐의 경제학’을 번역한 경제학자 출신인 김종석(비례대표) 의원은 바른사회시민회의와 함께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18 복지예산으로 본 문재인 정부의 재정운용,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공동 토론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달 초 428조 원이 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상당 부분이 복지 예산으로 쓰이게 되며 주택도시기금, 국민연금기금, 건강보험기금 등 각종 기금이 복지와 의료에 충당될 예정이다. 이들은 “준조세처럼 형성된 공적 기금을 국민 동의 없이 전용하는 것은 반(反)헌법적 발상”이라며 “이러한 ‘기금 헐기’를 통한 복지재원 충당은 도덕적 해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이 한국당 동의 없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야합으로 통과됐는데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직접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이 포함돼 자유시장경제질서의 혼란을 일으키고 미래세대가 세금폭탄, 보험폭탄, 실업폭탄 등 3가지 폭탄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4대 사업만 추가해도 2060년이면 국가채무 비중이 GDP 대비 200%로 현재의 5배로 폭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이 의뢰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공약한 공무원 증원,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 등을 추가하면 장기적으로는 재정파탄에 빠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추 의원은 “국가채무 비율을 현 수준인 40%로 가정한다면 생산가능인구 1인당 조세부담액 1억3000만 원(현재의 16배)이라는 세금폭탄이 기다리게 된다”며 “복지제도는 한 번 도입되면 되돌리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은 0에 가까워질 것이다. 일본의 장기침체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노르웨이는 석유 판매대금의 78%를 적립하고 있는데 이러한 국부펀드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며 “노르웨이는 석유가 고갈됐을 때를 대비해 펀드를 적립하고 있는데 석유가 고갈되면 미래세대가 먹고 살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므로 이를 지금 다 써버리는 것은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는 점이 이 펀드의 설립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두 시간가량 진행된 토론회에는 김무성 의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해 눈길을 끌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