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 중단입장 공개 비판 이어
- 공천때 대표 측근 투입설 흘리고
- 서 시장 선거 경쟁력까지 조사
- 독선적 당운영 지적, 파장 클듯

서병수 부산시장이 21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한 것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 ‘시장 후보 흔들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날 서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달받고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서 시장에 대한 홍 대표의 부정적인 인식에 변화가 없는 만큼 두 사람 간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이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내부 갈등으로 터져 나오는 양상이어서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COME BACK HOME 토크 콘서트’에 나란히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서병수 부산시장. 국제신문DB

서 시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자처한 것은 홍 대표와 그 측근의 흔들기가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 시장은 “지금 홍 대표의 발언을 보면 부산시장을 찍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19일 당 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발표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서 시장을 겨냥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의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들어 공격은 더욱 노골화됐다. 지난 5일 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부산시장 공천과 관련 “(서 시장 외에)대안이 있다”고 밝혔고, 한국당은 서 시장에 대한 평판 등 경쟁력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홍 대표 측근들도 “서 시장으로는 내년 부산시장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등 서 시장에 대해 부정적 여론 형성에 가세했다. 홍 대표가 “사천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부산 울산 경남 공천 때 홍 대표 측근들의 투입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 시장은 당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경남지사 경선에 나선 홍 대표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등 과거의 ‘앙금’도 공천배제 움직임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 시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홍 대표 측의 이 같은 흔들기가 지속된다면 실제로 내년 시장선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서 시장이 홍 대표의 사당화 움직임과 중앙당 차원의 물갈이 기획설을 거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홍 대표가 서 시장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당 안팎의 ‘서병수 배제설’이 굳어지는데 대한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 시장은 홍 대표에게 여러 차례 직간접적인 접촉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시장은 이날 회견에 앞서 “가까운 사람들과 의논했다”고 밝혔다. 서 시장 개인 차원이 아니라 당내 그룹의 조직적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