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안보리 제재강도 더 높여야”
- 푸틴 “제재·압박만으로는 안돼”
- 북핵불용 동의 속 압박수위 이견
- 한·유라시아 FTA 체결 추진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에서는 뜻을 같이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강도 높은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제시한 북핵 해법 로드맵에 따라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정치·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대북 제재에서 완벽한 국제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북핵 외교’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러시아 순방 길에 오른 문 대통령으로서는 첫 정상회담에서부터 암초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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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 거리에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을 방문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핵 지위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협이고 핵확산 금지조약 위반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29일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을 지지했고 지난 4일 긴급 유엔 안보리에서도 북한을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고 북한의 핵 도발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러시아와 중국이 마련한 ‘북핵 해법 로드맵’에 당사국들이 관심을 두고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마련한 로드맵이란 지난 7월의 러시아 중국 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해 양국 외교부 공동명의로 발표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중·러 공동성명’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동시에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도 중단한 상태에서 당사국 간 협상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불침략, 평화공존 등의 원칙을 확정한 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국교 정상화까지 일괄 타결하는 내용이다.
다만 양국 정상은 경제 협력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법에서는 뜻을 같이했다. 정상회담 전에 열린 한·러 경제공동위원회에서는 가스관과 전력망,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한 협의 채널 재개 및 공동연구 수행 등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통해 한·유라시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러 수교 30주년인 오는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연간 3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인적 교류는 연간 100만 명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경제교류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북한 간에는 ‘3자 메가 프로젝트’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경제의 협력 강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