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3지방선거를 10개월 앞둔 상황에서 벌써 특정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비방이 난무하는 등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출마가 유력한 자유한국당 소속의 A 부산시의원은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내가 여자를 밝히고 그 때문에 이혼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면서 “아내와는 별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 벌써 이런 흑색선전이 나오는 부분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B 시의원 역시 “지역구의 뉴스테이 사업에 내가 영향력을 행사해 특혜를 줬다는 소문이 도는 것은 물론 SNS상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1000세대 아파트를 1700세대로 늘려줬다는 것인데, 나는 그럴 만한 영향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은 시장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B시의원은 “지금 이런 인신공격성 자료를 차근차근 모으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C 시의원도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나에 대한 이런저런 좋지 이야기가 지역에서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흑색선전 대부분은 내년 기초단체장 출마를 밝힌 한국당 시의원 등 유력 후보를 대상으로 퍼지고 있다. 하지만 소문의 진원지가 한국당 내 경쟁 후보인지, 상대당 예비 후보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는 한국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는 만큼 당내 유력 주자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해 당내 입지 확보나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네거티브는 선거에 나설 후보가 확정된 이후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시기가 빠르다. 그만큼 각 당의 후보 선출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출마 여부를 일찍 결정할수록 당내 경쟁자 혹은 상대당의 타깃이 되는 만큼 출마 선언을 늦추는 경우도 있다. 내년 기초단체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D 시의원은 “지금도 지역구에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보는 눈이 많다. 출마 여부를 밝히는 순간 견제 심리가 발동될 것 같아 올해 말께 출마 여부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