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 수사권 조정에 부정적

- “정치적 중립 지키겠다” 답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관련 정책 검증에 질의가 집중됐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문 후보자를 상대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소극적이지 않으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문 후보자가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해 “판사가 재판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할 수 없듯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게 발단이 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이 참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있다는 검찰은 불행하게도 정의롭게 여겨지지 않고, 경찰은 미덥지 못하다. (검경이) 맨날 밥그릇 싸움하듯 비치는데, 국민의 처지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검찰이 경찰의 인권침해 우려를 내세워 수사권 조정에 소극적인 데 대해 “통계를 보면 검찰에서 수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사례가 많다”며 문 후보자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공수처 설치에 대한 의지도 제대로 피력하지 않아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후보자의 (공수처 설치에 대한) 입장이 모호하고 두루뭉술하다.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된다면 무엇보다 논의를 주도적으로 끌어가야 한다. 검찰 입장을 대변하는 총장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도 “지금 후보자의 검찰개혁 관련 입장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 공수처의 경우 문 후보자는 검찰 입장을 고려했는지 몰라도 다소 모호한데, 박 장관은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명확히 밝혔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는 “국민이 그동안 많이 (검찰에 대해) 실망한 부분도 있고 우려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바꿀 것은 바꾸고 발전시킬 건 발전시키겠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검찰이 진행 중인 경남 사천 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게 2015년 2월인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정권이 바뀌자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가 무엇이냐. 정치적 이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취임한다면 해당 수사가 공정하게, 국가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잘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