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딸 정유라(21) 씨가 12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정 씨는 전날 증인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이날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오기 싫었지만 나와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재판장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삼성이 정 씨에게 말을 제공한 경위를 비롯, 말의 이름을 '살시도'에서 '살바토르'로 바꾼 경위 등을 캐물었다.

특검팀에 따르면 정 씨는 어머니 최 씨로부터 "말을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다. 네 것처럼 타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그 말을 듣긴 했지만 내 말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최 씨로부터 "삼성이 너만 지원해준다고 소문 나면 시끄러워지니까 살시도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듣고 삼성이 살시도를 사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삼성이 시키니까 토달지 말고 이름을 바꾸자"고 정 씨에게 말했고, 실제로 말의 이름을 '살바토르'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과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정씨의 증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특검은 "삼성이 정 씨에게만 몰래 말을 사준 뒤 이런 사실이 노출될까 우려해 말을 교체한 사실이 정 씨의 증언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정 씨는 승마 지원 관련 각종 계약서를 본 적도 없고, 증언 내용은 전부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은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받는 정 씨가 세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을 모면하려 특검이 원하는 대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맞섰다.

정 씨는 삼성이 처음 제공한 말 '비타나V'등 세 필을 '블라디미르' 등 다른 말로 바꾼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