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틀 '비핵화'서 공동책임 논의
- 대화·제재 사이 입장조율 관심
-"차이 존중하고 신뢰쌓기 중요"
- 문 대통령, 일정없이 준비 매진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공식 일정 없이 임박한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트럼프 대통령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미국에서 대북 강경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를 이루는 것이 한국으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외교 현안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으로 북한에 대한 미국 내 민심이 최악인 상황에서 대북 제재와 함께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외교부 장관의 공석으로 국가안보실이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정리해왔으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이후 외교부도 의제 준비에 뛰어들면서 문 대통령은 이날 안보실과 외교부에서 작성한 자료를 취합해 종합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관계 재정립을 포함한 대북 정책,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 등이 주요 안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간의 제제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었다며 북한과의 대화 병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대북 기조로 삼고 있어 양측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웜비어 씨 사망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이 심화하면서 양국 정상이 서로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환경영향평가 지시 등으로 배치 시기 지연 논란이 일고 있는 사드 문제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국내 절차를 거치겠다면서도 사드 배치를 취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의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며, 이후 북핵 문제 등 쟁점에 대한 시각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덕민 전 외교부 국립외교원장은 "회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양 대통령 사이 상호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북핵 문제에서 두 정상이 서로 견해를 존중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차이를 극복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