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르면 내달 1일 밤늦게 정유라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소속 검사와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 등 5명으로 구성된 정유라 씨 호송팀은 이날 오전 4시 8분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926편 기내에서 미리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로써 검찰은 내달 2일 오전 4시 8분까지 총 48시간 동안 정유라 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할 권한을 확보했다.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은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예상 비행시간만도 11시간가량에 달하고 인천공항에서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된 서울중앙지검까지의 호송 시간 등까지 고려하면 실제 정유라 씨를 상대로 조사할 수있는 시간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정유라 씨 측은 자정을 넘긴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시차 적응에따른 휴식 보장도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져 검찰에 주어진 조사 시간은 더욱 짧아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 삼성 승마 지원 등 정유라 씨를 상대로 조사할 내용이 많아 구속영장을 청구해 최장 20일의 조사 기간을 추가로 확보해 수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가을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본격화하고 나서 정유라 씨가 검찰과 박영수특별검사팀의 입국 요구를 거부하고 현지에서 사실상의 도피 행각을 벌였다는 점도 구속 필요 사유로 거론된다.

앞서 정유라 씨는 덴마크 현지 언론 인터뷰와 범죄인인도 청구 거부 소송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관련해 어머니 최씨가 모든 일을 처리했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검찰은 삼성이 독일 법인인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로 개명)로 보내준 돈78억원가량이 대부분 정유라 씨를 위해 쓰인 점, 정유라 씨가 어머니 최씨와 더불어 코어스포츠의 주주였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삼성 측의 자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정유라 씨의 관여 여부를 규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체포영장에 적시된 이대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정유라 씨를 상대로 강도 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실질적으로 정유라 씨를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이 내달 1일 자정까지라는 점을 고려해 이르면 1일 늦은 밤 서울중앙지법에 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