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씨가 30일 오후(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31일 이화여대 정유라씨 입시·학사 특혜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의 결심 공판을 연다.

특검팀은 최순실 씨 혐의에 최종 의견을 밝힌 다음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에 나선다.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여러 혐의로 각각 재판 받는 최순실 씨에게 구형이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최순실 씨가 정유라 씨의 이대 입학을 위해 면접위원들에게 위력을 행사하고, 교수진에 학점 특혜를 청탁해 관련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본다.

반면 최순실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정씨가 사건에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그는 "검찰의 의혹 제기로 괴물이 됐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학사 비리 업무방해에 정유라는 전혀 책임이 없다"며 딸을 감쌌다. 공교롭게도 이날 최순실 씨의 딸이자 특혜 당사자로 지목된 정유라씨도 국내로 강제송환될 예정이어서 모녀가 한 명은 법정에, 한 명은 검찰에 나오는 상황이 됐다. 선고 공판은 2∼3주 뒤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속행공판을 열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증인으로 부른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이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정유라씨 승마 훈련을 지원하는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과 이재용 부회장 측은 삼성의 지원이 정유라 씨에게만 집중됐는지, 이 과정에 삼성 관계자 중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정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