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23일) 자신의 첫 재판을 위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지난 3월 31일 구속된 지 53일 만이다.

재판부가 취재진의 법정 촬영을 허가하면서 피고인석에 선 박 전 대통령, 그리고 국정농단 게이트의 또 다른 주역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모습이 영상에 담겨 송출된다.

	사진=박근혜 최순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 취재진의 법정 촬영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법정 내부에서 촬영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인데, 이는 드높은 국민의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처로 보인다.

다만 촬영은 재판부가 입장해 개정 선언을 하기 전까지만 허용된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갑은 해제한 모습으로 취재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처럼 전직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재판에 임하는 모습이 국민 앞에 공개되는 것은 세 번째다.

앞서 1996년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 노태우 씨가 12·12사태와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나란히 법정에 섰을 때도 이들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당시 재판부 역시 전 씨와 노 씨 두 사람의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해 개정 직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1분 30초 동안 사진 기자들의 촬영을 허용했다.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첫 재판 준비절차에 나온 모습도 언론에 공개됐다.

법원은 차은택씨와 장시호씨 재판도 각각 한 차례씩 촬영을 허가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 재판장 질문에 따라 이름과 생년월일, 직업, 본적, 거주지를 밝혀야 한다.

이때 자신의 직업을 '전직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도, '무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업과 관계없이 법정 내 모든 절차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 검사, 변호인으로부터 '피고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이 같은 원칙을 지킬지 주목된다"며 "판사가 재판을 엄격한 원칙에 따라 진해할 경우 변호인 측이 '전 대통령'이라고 칭하면 '피고인'으로 정정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