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미세먼지 발생원인 중
- 석탄발전 59기가 14% 차지
- 2030년 비중 25%로 축소 공약

- "전국 초중고교 1만1000곳에
-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 가동 중단 등을 담은 '미세먼지 응급 감축 방안'을 발표한 것은 주요 미세먼지 발생원 중 하나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바로 알기 방문교실'에 참석해 학생들과 '깨끗한 공기'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대부분이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이라는 주장과 국내 발생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대책 등 중장기 종합대책은 시간을 두고 진행하되,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처부터 해 미세먼지 줄이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59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전체 미세먼지 발생원의 14%를 차지한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의 가동을 정지하면 미세먼지가 1~2% 정도 줄어든다. 미세먼지를 줄이려고 자동차 운행 중단까지도 고려하는 만큼 일단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처부터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기요금 인상요인 얼마나

그러나 정부가 '환경급전'(환경을 고려한 전기 생산)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전기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장 다음 달 호남1, 2기를 제외한 8기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면 그만큼 줄어든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LNG 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 현재 1㎾h당 발전단가는 석탄화력(73.8원)이 가스(101.2원)와 신재생에너지(156.5원)보다 싸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래서 내년부터는 전력 비수기인 3~6월 중 4개월간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0.2% 정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있지만, 이는 600억 원 정도여서 한전이 자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산업통상자원부, 한전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또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수급 문제와 비용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다시 세워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력수급을 고려한 구체적인 발전소 폐쇄 단계 등 세부 로드맵과 집행 계획이 담기게 된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함께 원전 중심 발전 정책 폐기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새 정부의 전력수급 계획에도 눈길이 쏠린다. 석탄화력발전은 줄이고 LNG와 신재생 발전소의 가동률을 높인다는 문 대통령의 에너지 공약이 이행된다면 오는 2030년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이 25%로 낮아지고 가스발전 비중은 37%로 크게 높아진다.

■ 전국 초중고에 측정기 설치

이날 '찾아가는 대통령'의 두 번째 행사로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찾은 문 대통령은 전국 초중고 1만1000곳에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측정기를 모두 설치하려면 600억 원가량 든다.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전국에 모두 설치하겠다. 국가 대기 측정기도 광역 단위로 설치돼 있어 1대의 권역이 학교 20곳 정도인데 배로 늘리겠다. 1대의 권역을 10개 학교로 줄이면 미세먼지 농도 상황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상청 등에서 발표하는 미세먼지 수치와 실생활에서 측정되는 수치 사이에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미세먼지로 체육수업을 하기 힘든 경우가 잦은데 간이 체육관이 없는 학교에는 간이 체육관을 지어주고, 간이 체육관만 있는 학교는 정식 체육관으로 바꾸도록 하는 등 실내 체육 수업의 여건을 마련하겠다. 교실과 체육관마다 공기정화 장치도 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현황 발전기명 설비 용량 (MW) 발전량 (2015년,  GWh) 오염물질 배출량(2016년, 톤) 가동기간 소재지  회사명 폐지시기  호남1호기 250 1870  6322 44년 7개월 전남 여수 동서 2021년 1월 호남2호기 250 1902  영동1호기 125 969 3512 44년 5개월 강원 강릉 남동 2017년 6월 영동2호기 200 1409  37년 7개월 2020년 9월 서천1호기 200 1256  4323 34년 2개월 충남 서천 중부 2018년 9월 서천2호기 200 1271  33년 6개월 삼천포1호기 560 3963  1만612 33년 9개월 경남 고성 남동 2020년 12월 삼천포2호기 560 4467  33년 3개월 보령1호기 500 3813  7929 33년 5개월 충남 보령 중부 2025년 12월 보령2호기 500 3759 32년 8개월 총 10기 3345 2만4680 3만2698 - - - -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