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공식 취임 후 사흘만에 홍은동 사저(私邸)에서 청와대 관저로 입주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청와대 관저 시설 정비 문제로 인해 사흘간 사저에 머물렀던 문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 관저에 입주했다. 경남 양산에 자택을 둔 문 대통령 내외는 2012년 대선 때부터 딸 다혜씨 소유의구기동 빌라에서 지내오다 지난해 1월 홍은동 사저로 이사 왔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은 전담 취재를 맡았던 기자들과 산행을 한 뒤 오찬을 함께 했다. 이에 김 여사가 이사를 책임 지게됐다. 이사 채비를 마친 김 여사는 이날 오후 5시께 사저에서 나와 환송하러 나온 주민들에게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인근 주민과 지지자들은 영부인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 여사는 응원을 보내는 주민들에게 "이사 올 때 추운 날이었는데 그래도 여기 계신 분들이 인사해주셔서 마음이 훈훈했다. 여기 와서 좋은 일이 생겨 좋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여사는 이외에도 주민들과 자주 담소를 나누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다가온 민원인에게 라면을 제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여사는 한 민원인이 "국토부의 정경유착을 해결해 달라. 배가 고프다. 아침부터 한 끼도 못 먹었다"고 소리를 지르자 "라면이라도 드시고 가라"며 민원인을 사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후 민원인은 "도저히 집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다"며 라면을 손에 들고 사저를 나왔다.

자신을 신당동 사는 배모(63)씨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공덕역 증축공사로 임차한 건물이 헐렸지만 보상을 한 푼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건설사의 정경유착 때문이라는 것이 배씨의 주장이다.

이틀 전 민원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는 배씨는 "대통령님이 너무 바빠서 못 읽어볼 수도 있겠지만, 너무도 답답한 마음을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고, 한마디라도 들어주기라도 한다는 게 어딘가. 세상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윗집 할머니와도 작별 인사를 나눴다. "청와대 가시면 못 볼까봐 있다"는 할머니의 말에 김여사는 "왜 못본다고 하시냐. 또 올 것이다. 건강하시라"고 당부했다.

이후 차량에 탑승한 김 여사는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홍은동 사저를 떠났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