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하고 다음 주에 열리는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이후 두 번째 업무지시로, 박근혜 정부 당시 '색깔 지우기'를 본격화한 것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구시대적인 획일적 역사 교육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 가르기 교육의 상징으로, 이를 폐지하는 것은 역사 교육이 정치적 논리에 이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국·검정 교과서 혼용체제를 검정체제로 전환하라는 후속 조처를 교육부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5·18 기념식 제창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해 부르도록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에 지시했다. 윤 수석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식에서 2003년부터 참석자가 모두 '제창'했으나,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부터 참석자들이 부르지 않아도 되는 '합창' 형식으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설치도 주문했다. 윤 수석은 "국정기획자문위는 대통령이 정책을 실행하는 것과 별도로 정책이 향후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에 박형철(49·서울·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를 임명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