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황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1년 11개월에 걸친 총리직을 내려놨다.

11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임식을 마치고 서울 정부서울청사를 떠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황 총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한창이던 2015년 6월 18일 취임한 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재임 기간은 총 694일(1년 11개월)로 역대 총리 가운데 10번째 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역대 총리 가운데 정인권(6년 7개월) 총리가 가장 오래 재임했다.

황 총리는 이임사를 통해 "새 정부를 중심으로 전 국민이 합심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며 "국가 역량을 키우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몇 달간 국정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중압감에 밤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며 "나라와 국민의 앞날을 생각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 총리는 전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하루라도 빨리 퇴임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어제 문 대통령께서 황 총리와 만나셨을 때 '새 정부가 자리 잡을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황 총리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사표 수리 과정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해온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도 이날 수리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