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대 빼고 다섯 번 대선서 시도
- 성공률 높아 선거 막판 '상수'

사실상 소멸한 것으로 여겨졌던 '비문(비문재인) 단일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일화 당사자 모두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단일화 변수가 막바지 대선 판도를 뒤흔들 변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대선 직전까지 단일화는 '상수'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비문 단일화론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 논의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약자가 강자를 꺾을 수 있는 카드'라는 유효성 때문이었다.

1987년 이후 6차례의 대선에서 1992년 14대 대선을 제외한 다섯 차례의 대선에서 단일화 시도가 있었다. 그중 단일화는 세 번 이뤄졌고, 이 가운데 두 번은 대선 승리로 이어졌다.

첫 번째 단일화 추진은 1987년 13대 대선 당시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결렬됐다. 이후 두 후보는 당시 노태우 후보에게 패했다.

1997년 15대 대선 때 DJ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JP) 총재가 'DJP 연합'으로 첫 단일화를 이뤄냈고, DJ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JP는 국무총리에 올랐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당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한 반면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는 한일월드컵축구의 성공적인 개최로 지지율이 치솟자 두 후보의 단일화가 추진됐다.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승리했지만 대선 전날 밤, 정 대표가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대선에서 노 후보는 결국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민주당 이인제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있었지만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MB)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커 성사되지 않았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했지만 패했다. 단일화를 했는데도 패배한 첫 사례였지만, 양측의 합의가 아니라 안 후보가 사퇴하는 형식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경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