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이상 득표해야 전액 보전
- 10% 못 미치면 한 푼도 못 받아
- 문·안 외엔 아직 지지율 고전
- 후보 단일화 막판 최대 변수로

5·9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모두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후보 단일화'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후보 단일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돈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대통령 선거의 선거비용 제한액을 509억94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출마한 후보가 유효 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범위에서 지출한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그러나 10~15% 득표할 경우 절반만 보전받고, 한 자릿수 득표를 하게 되면 선거비용을 한 푼도 건질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지지율이 한자릿 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는 완주를 포기하거나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9일 국제신문 등 지방 7개 신문과 리얼미터의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2.6%)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37.2%)를 제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8.4%), 정의당 심상정 후보(3.3%),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2.4%) 모두 한자릿 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유 후보의 경우 이 때문에 단일화 대상으로 자주 꼽힌다. 단일화에 응하지 않고 완주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바른정당은 정치권의 이 같은 시각에 반발하며 최소한의 선거 비용으로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경남지사직을 사퇴한 한국당 홍 후보의 경우, 향후 펼쳐질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서 지지율을 15%로 높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석 92석을 차지한 원내 제2당의 대선 후보가 중도에서 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지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한국당이 바른정당 혹은 국민의당과 단일화에 나설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홍 후보와 유 후보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 보수 단일화가 어렵다는 관측도 있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바른정당이 현재 지지율로 선거를 완주한다면 선거비용으로 빚더미에 올라 당이 존폐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기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도 여전히 남아있는 변수다.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안 후보가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문 후보의 독주가 이어지면 어떤 식으로든 비문 연대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태경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