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직무 개입·靑문건 유출
- 미르·K재단 대기업 출연 지시
- 국회 등 견제·언론 감시도 막아
- 대의민주제·법치주의 정신 훼손
- 검찰·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아
- 세월호·임면권 남용은 인정 안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린 결정적 근거가 된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국정 농단을 은폐했고 헌법수호 의지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런 점들이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인정돼 8명의 재판관 전원은 파면을 결정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해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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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 재판관 8인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0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권한대행이 탄핵 소추사유 중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임면권 남용 ▷언론 자유 침해 ▷세월호 사건 관련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 등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점들은 분명한 증거가 없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던 까닭이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 근무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헌법상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성실'의 개념을 문제 삼아 탄핵소추를 하기 어려워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결정문 후반부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국정 농단 과정과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는 대목이다.
이 권한대행은 ▷최 씨에 대한 청와대 문건 유출과 최 씨의 직무 및 인사 개입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통한 KD코퍼레이션의 현대자동차 납품 지원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 출연을 통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지시하고 실질적인 운영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관여한 점 등 최 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지원을 지시한 점을 적시했다.
헌재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권한을 행사하고 투명한 공무 수행을 해야 할 대통령이 최 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숨긴 데다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이를 부인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 결과 국회 등의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작동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됐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온 것은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헌재는 밝혔다. 헌재는 이 같은 행위가 ▷공익실현 의무 위반(헌법 제7조 제1항)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헌법 제15조 등) ▷비밀엄수의무 위배(국가공무원법 제60조) 등 헌법과 법률 조항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 특별검사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하고도 이에 응하지 않은 점 등은 법 위배행위를 근절하겠다는 헌법수호 의지도 결여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보다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함으로써 90여 일에 걸친 탄핵심판에 마침표를 찍었다.
[탄핵소추 사유별 판단]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