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애, 1997년 한나라당 입당

- '박정희 향수' 업고 보궐 당선
- 천막당사·커터칼 테러 당내 입지

- 2012년 18대 대선으로 靑 복귀
- 임기내내 인사 참사·불통 행보
- 세월호·메르스로 무능 이미지
- 측근 '최순실 사태'로 비운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일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20년 정치인생의 종지부를 찍었다. 1997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뒤 20년 동안 '보수의 상징'으로 각인됐지만, 불과 4개월여 만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비극을 맞았다.

그야말로 극과 극의 인생을 달렸다. 박 전 대통령은 1952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큰딸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영애'(대통령의 딸을 가리키는 말)가 됐다.

22세 때인 1974년 육 여사가 문세광에게 저격당해 숨지면서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구국봉사단·새마음봉사단 등 활동을 하며 최태민·순실 일가와 연을 맺었다. 5년 뒤 아버지 박 전 대통령마저 김재규의 저격으로 숨지면서 '비운의 영애'로 18년간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1997년 우리나라를 덮친 외환위기(IMF) 사태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복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산업화 세대의 강한 '박정희 향수'를 등에 업고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치를 본격화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이 두 번 연속 정권 창출에 실패한 뒤 2004년 첫 여성 당수가 됐다. 이후 한나라당 '차떼기 정치자금' 파문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도 '천막 당사'를 발판 삼아 당 회생을 이끌었다. 2006년 지방선거 때 면도칼 테러를 당하고도 "대전은요?"라며 선거를 챙기는 식으로 여론을 움직였다. 2년3개월간 사실상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2008년 총선 국면에선 계파 갈등 속에서 낙천된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이 '친박연대'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정당 사상 유례 없이 개인의 이름을 빌린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을 간접 지원한 데 이어 한나라당 복당을 요구해 실현시켰다.

박 전 대통령은 2011년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나서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등 쇄신책을 써 2012년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했다. 명실상부한 당 내 1인자가 된 것이다. 같은 해 12월 18대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청와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불통 행보를 이어갔다. 취임 첫해 인사 참사가 거듭됐고, 임기 내내 야당은 물론 여당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반대 여론을 고려하지 않고 국정 역사교과서·개성공단 폐쇄·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밀어붙여 불통 이미지는 더욱 강화됐다.

특히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무능'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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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