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 불출석땐 재소환 없다"
- 신문 시간끌기에 적극 제동
- 변론절차 이달말 종결 전망

-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 "대통령 개입한 권력 비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가 국회와 대통령 측에 오는 23일까지 변론 자료를 전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22일까지 변론기일이 잡힌 상황인데, 헌재는 그때까지 증인신문을 끝내고 다음 달 초 탄핵심판 결론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가 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1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9일 열린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을 마무리하면서 "재판부와 양측이 서로에게 석명을 요구한 자료를 오는 23일까지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국회 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측에 통보했다. 또 이 권한대행은 "앞으로 신문이 예정된 증인들이 혹시 불출석한다면 원칙적으로 해당 증인을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헌재는 22일까지 예정된 증인신문 기일 외에 추가로 일정을 잡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4일이나 27일께 최후 변론기일을 정하고,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결말을 짓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신속히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판부는 작심한 듯 박 대통령 측의 일방적 변론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중복 질문이나 탄핵심판 본 심리와 어긋나는 질문 등을 차단했다. 이 권한대행은 증인신문에 앞서 대통령과 국회 측에 "효율적인 신문이 되도록 탄핵소추 사유를 중심으로 핵심 질문을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통령이 회사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조 씨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경제수석이 전화하도록 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윗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개입된 권력형 비리라고 여겼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조 씨는 또 ▷더블루K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최순실 씨로, 자신은 최 씨의 요구에 따라 주식 포기각서를 작성했으며 ▷더블루K가 K스포츠 재단의 자회사 개념으로 만들어졌고 ▷최 씨가 청와대 업무수첩을 가져와서 직원들에게 나눠준 적이 있다는 등의 내용을 증언했다.

박헌영 K스포츠 재단 과장은 증인신문에서 "최 씨가 2015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 2016년 예산안을 보여주며 '이것 중에서 어떤 예산이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이고 얼마다'며 자세히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 씨가 대통령 순방 장소, 시간표 등이 적힌 순방 자료 등 다른 기밀 자료도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문형표(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인물의 교체와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삼성물산 합병 찬성에 청와대의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