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내각 불신임까지 포함"
- 정치회담·국민추천 총리 제안
- "관리형 내각…대선에 주력해야"

- 문재인 '대통령 즉각 퇴진론'에
- 야권 일부 "본인만 이득…부적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9일로 임박함에 따라 야권 내 '포스트 탄핵' 정국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수서고속철도 개통식'에 참석한 황교안(오른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안이 가결되면 당장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됨에도 이에 대해 야권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소추안 (가결) 뜻엔 내각 총 불신임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 황 총리는 사실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황 총리를 포함해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탄핵안이 가결되면 즉시 '정치 회담'을 개최해 '국민추천 총리 방안' 등을 포함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 총리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임명권을 행사하며 차기 총리를 후임으로 임명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률 해석이 갈린다.

황 총리 권한대행 체제를 단순 관리형 내각으로 구성해 조기 대선 일정에 주력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과도내각의 초점은 조기 대선에 맞춰지지 않겠나. 오히려 새 총리를 임명하면 인수·인계 과정 등이 더 필요해 혼란만 키울 우려도 있다. 차라리 지금 내각으로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다만,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게 맹점이다.

일각에서는 새 경제부총리 후보를 시급히 여야 합의로 임명한 이후 국정의 상당 부분을 부총리가 주관하도록 하는 제3의 대안도 제기된다.

탄핵 가결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즉각 퇴진' 요구를 이어나갈지도 시급히 정리할 사안이다. 즉각 퇴진론은 최종 결정권을 지닌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새누리당은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즉각 퇴진론에 불을 붙였지만, 야권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즉각 퇴진론에 대해 "그건 문 전 대표 혼자 주장하는 것"이라며 "조기 대선을 하면 본인이 이롭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권 주자들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 등이 법률 검토를 전제로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탄핵 이후 즉각 퇴진이 옳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와 달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은 "대권 주자가 직접 이런 제안을 내놓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고,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도 헌재 결정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야권이 법적 한계를 뛰어넘어 황 총리 대행체제를 거부하거나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관철하려 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