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9일)을 코앞에 두고 여야 정치권이 탄핵안 찬반 표결 '수(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핵안 찬반 표결 수는 '포스트 탄핵' 정국의 주도권 향배와 맞물려 있는 까닭이다.

	7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야 3당 결의대회'에서 각 당 대표 등 지도부와 참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

7일 여야와 각 정파의 탄핵에 대한 분석을 종합해 보면 '탄핵 가결'과 '부결' 전망이 뒤섞여 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야당에서는 '촛불 민심'의 압박 덕분에 230∼250표에 이르는 '압도적 가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탄핵안 발의에 국회 재적 의원 300명 중 새누리당 128명을 제외한 171명이 참여했다. 무소속인 정세균 국회의장도 더불어민주당 출신이어서 탄핵안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의 탄핵표 결집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중립 성향 의원들은 물론 친박(친박근혜)계 일부도 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청와대 관저에서 머리 손질을 하느라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면서 "국민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는 표시가 바로 대통령 탄핵에 의무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라고 탄핵안 찬성을 촉구했다.

비박계도 재적의원(300명)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가결을 낙관하고 있다. 비박계가 주축인 비상시국위에는 40명 안팎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이들 중 35명이 탄핵 찬성 입장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이 밝힌 대로라면 탄핵안이 207표로 가결된다. 비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계파 색채가 옅은 의원을 포함하면 적어도 50명은 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222표가 된다.

하지만 친박계는 부결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한다. 한 친박계 의원은 "비상시국회의 참여 의원 가운데 최소 10명은 탄핵 반대쪽으로 이탈했다"며 '195명 부결'을 예상했다.

각 정파의 탄핵안 표결 전망은 '희망'에 가깝다. 여야는 물론 각 정파의 명운이 달려있는 탓이다.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되면 '여권발 정계 개편'은 불가피하다. 특히 친박계는 '폐족'의 운명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탄핵안이 부결되면 야권과 비박계를 포함해 정치권 전체가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