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최순실 특검법)은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196명, 반대 10명, 기권 14명으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대표 발의로 여야 의원 209명이 서명한 이 특검법은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강제한 것이 특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 추천한 특검 후보자 2명 중 1명을 무조건 임명해야 한다. 

특검 규모도 특검 1명과 특검보 4명, 파견검사 20명 등 105명에 달하는 매머드급이다. 다음 주부터 120일간의 활동에 돌입하는 특검은 청와대 게이트와 박 대통령의 연관성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특검법 본회의 상정을 위해 앞서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발로 한차례 파행을 겪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추천 특검을 임명토록 한 조항이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친박(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며 민심을 폄훼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진통을 겪던 특검법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압박에 새누리당이 물러서면서 법사위를 통과했다. 야권은 특검법이 처리되자 즉각 특검 사령탑 인선에 돌입했다. 

여론의 지지가 강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특검 카드는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채동욱 같은 사람을 추천하려고 하냐'고 질문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나도 '아니다'고 했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 전 대법관, 야권 성향 인사로 알려진 이홍훈 전 대법관,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시환 전 대법관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광범·임수빈 변호사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판사 출신의 이 변호사는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에서 특검을 맡은 바 있다. 검사 출신의 임 변호사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PD수첩' 제작진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고 사직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