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은 최후…靑 불가 입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을 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국회 추천 총리로의 전권 이양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문 전 대표가 '퇴진 운동'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표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은 (4·19 혁명과 6월 항쟁에 이은)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로 거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민항쟁"이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민주당이 당론을 대통령의 2선 후퇴에서 퇴진 요구로 전환함에 따른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이날 퇴진 입장을 공식화함으로써 야권은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목표 아래 단일 대오를 형성하게 됐다.

문 전 대표는 탄핵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그는 "국민의 압도적인 민심은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데, 탄핵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만약 국회가 탄핵 절차까지 밟게 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나쁜 대통령이 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문 전 대표의 퇴진 요구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주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하야 투쟁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자"고 다짐했다.

야 3당이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전열을 구축하고 압박에 나섰지만 청와대는 계속 '퇴진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촛불민심' 후속 조처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하야 또는 퇴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청와대는 정치권에서 분출되는 '질서 있는 퇴진론'이 임기 단축과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하는 만큼 5년의 임기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어떤 식으로든 임기를 단축하지 않고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책무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청와대가 '버티기'에 들어가면 야권과의 소모적인 대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마지막에는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한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으로선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최대 6개월가량 시간을 벌면서 국면 전환을 노릴 수 있고, 탄핵이 기각될 경우 사실상 재신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