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국민 사과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의 목소리는 가라앉았다. 박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9분3초간 읽어내려 가다가 청와대에서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봐 가족과 교류까지 끊고 외롭게 지내온 과정과 최순실 씨로부터 개인사를 도움받게 된 데 대해 설명할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 오랜 인연이 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 대통령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스스로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말한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안보 위기와 경제 문제를 거론하면서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 된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다소 결연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읽는 모습을 서서 지켜보던 일부 참모는 눈을 감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