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령안 국무회의서 최종의결
- 4년 끌어온 법적절차 마무리
- 권익위, 사례 매뉴얼 발간·배포

오는 28일 시행을 앞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이 6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년 6개월, 2012년 8월 김영란법이 발표된 지 4년 1개월 만에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황교안(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최종 의결했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는 김영란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시행령 내용 및 구체적인 사례와 적용 대상자의 행동 가이드라인을 담은 직종별 매뉴얼을 발간해 권익위 홈페이지(www.acrc.go.kr)에 공개했다. 매뉴얼은 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14가지 부정청탁의 유형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법인 소속 임직원이 업무 관련 부정청탁을 하면 해당 임직원에게는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주의·감독의 책임이 있는 해당 법인에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외국인도 국내에서 부정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제공하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된다. 특히 청탁이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부정청탁을 한 자체로 제재를 받는다.

국회의원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지만,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면 예외로 인정된다. 다만, 제3자의 고충 민원 내용을 변경해 새로운 청탁을 하면 부정청탁이 된다.

공직자 등이 부정청탁을 받으면 먼저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고, 동일한 부정청탁을 받으면 소속기관장이나 권익위 등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징계 대상이 된다.

권익위는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회원권, 접대 향응, 채무 면제와 이권 부여 등을 금품으로 제시했다. 공공기관이 소속 공직자에게 포상으로 금품을 제공하거나 공식적인 행사에서 통상적·일률적으로 제공하는 음식물 등은 예외로 인정받는다. 권익위는 또 편의 제공 측면에서는 음식물·주류·골프 등의 접대 향응, 교통·숙박 등을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는 채무 면제, 취업 제공, 이권 부여 등을 금품으로 제시했다.

공청회나 토론회는 공식적인 행사에 포함되지만, 특정 사업 운영권 획득을 위해 주무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토론회는 공식적인 행사에 들어가지 않는다.

출입기자단 대상 기자간담회는 공식적인 행사로 인정된다. 그러나 일부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 간담회를 하면 공식행사가 아니므로 가액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 문답으로 보는 김영란법

▶경조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경조사는 본인 및 직계비속의 결혼과 본인과 배우자, 본인과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의 사망에 한정된다. 그 밖에 생일, 돌, 회갑, 집들이, 승진, 전보, 퇴직, 출판기념회 등은 경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연인관계에서의 법 적용은

▷원칙적으로 직무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나, 이들은 연인관계에 있으므로 수수의 동기·목적, 당사자의 관계, 수수한 금품 등의 가액, 청탁과 결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에 해당해 수수할 수 있다.

▶3만 원 식사 후 자리를 옮겨 6000원 상당의 커피를 제공받을 수 있나

▷식사 접대행위와 음료수 접대행위가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성이 있어 1회로 평가할 수 있다. 음식물 3만원 가액기준을 초과했으므로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골프회원권을 가진 사업자와 함께 골프를 치면서 동반자에게 주어지는 회원우대로 그린피를 할인받는다면

▷금품에 해당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그린피 우대는 선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선물의 가액기준 내라도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 공직자는 할인받지 않은 정가의 골프비를 지불해야 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